한 주가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요즘에 푹 빠져버린 봉지커피 한잔과 나른한 보사노바 음악을 틀어놓고, 지난 토요일 SAT 시험을 위해 벌써 몇달을 같이 열심히 공부한 아이들 하나하나 얼굴을 떠 올리며 기도도 하고 수고들 많았다고 아이들 페이스북에다 열심히 포스팅을 하고 있던차였다. 이때 평소와는 좀 다른 느낌으로 울어대는 전화벨 소리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음을 직감했다.

그 전화는 바로 평소에 점잖기로 소문난 David 엄마에게서 온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였다. David는 평소 성실하게 공부하고 항상 맡은바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었다. 현재 2030의 SAT 점수를 가지고 있고, 2250점을 목표로 두번째 SAT를 지난 토요일에 치루고 조심스레 상위권 학교들을 생각하고 있던터였다. 어머니는 David가 뭘 잘못 먹었는지 토요일 아침부터 속이 안좋다고 화장실을 몇번을 왔다갔다 하더니, 급기야 시험을 치는 중에도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 Critical Reading Section에서는 답을 반도 못 썼다고 얘기하고 어떻게 해야 겠냐고 걱정어린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던 것이다. 대충 계산해 봐도 1700 이상의 점수가 나오기는 힘들것 같았다.

그동안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필자로서는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스코어 초이스가 있다고 해도 학교에 따라선 그동안 보았던 모든SAT 점수를 보내야 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점수가 나오지 않은 이런 상황에선 심히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당황스런 상황이지만 David 어머니가 잘 하신걸 부모님과 몇개 나눠보고 싶다. 먼저 전문가에게 상담을 원하신게 잘하신 거고, 더 잘하신건 월요일아침 이었다는 것이다.

칼리지보드에선 부득이하게 SAT 시험 점수를 cancel해야 하는경우 두가지 옵션을 주는데, 하나는 시험을 보고난 바로 그 자리에서 지금 막 본 시험 자체를 cancel 하는 옵션이고, 또 하나는 시험을 본 바로 다음주 수요일 동부시각으로오후 11시 59분, 그러니까 여기 서부 시간으로는 오후 8시 59분까지는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여 점수 자체를 아예 취소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니까 토요일 시험을 치루고 아니다 싶으면 닷새안에 cancel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David의 경우 칼리지 보드에서 Request to Cancel SAT Scores Form을 다운받아서 cancel하기 원하는 시험의 날짜와 종류를 자세히 적은후 싸인하여 overnight express 메일이나 fax로 제출하면 된다.

눈치 빠르신 어머님들은 벌써 이해하셨겠지만, 점수의 cancel은 한 시험만 cancel 하는게 아니라 그날의 모든 시험을 cancel하게 되는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시험 성적을 취소할때에는 우리가 주의해야 할 사항이 몇가지 있다. SAT Reasoning Test, 다시말해 우리가 얘기하는 SAT I의 경우는 그날 본 시험 점수가 자체가 없어지니까 별 문제가 없는데, SAT II라고도 하는 SAT Subject 시험의 경우 만약 그날 2개의 시험을 봤다면 2개 시험 모두 cancel을 해야만하는 경우가 된다. 다시말해 같은 날 시험본 SAT II Biology는 잘본것 같고, SAT II Math IIC를 못 봤을경우 Math IIC의 점수를 cancel 하기 위해선 잘본것 같은 SAT II Biology의 점수까지도 같이 Cancel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특히 SAT II 의 점수를 cancel하기 위해선 잘 생각해 보고 cancel 해야 한다는 결론이 생긴다.

이 외에도 listening이 포함된 랭귀지 시험이나 Math IIC 같이 CD 플레이어나 계산기의 사용이 허용되거나 필요한 시험에서 부득이하게 계산기나 CD 플레이어의 오작동때문에 시험을 못 보게 된 equipment failure 의 경우는 시험을 본 그 자리에서 해당되는 시험의 점수만 cancel 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필히 시험중에 시험 감독관에게 equipment failure의 사실을 알려야 하며, single subject test equipment failure 란에 체크하여 request to cancel test score form 을 작성해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시험을 잘 준비하여 만족할만큼의 성적이 나오도록 잘 치루는 것이 가장 좋은 케이스이다. 하지만 건강상의 문제이거나, 개인적인 문제때문에 부득이하게 준비한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못할것 같은면 그 점수를 취소할 수도 있는 방법이 있으니 이런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것도 전략적인 입시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Eric Shim 원장 / 에릭심 원장
Cornell University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
전 Ericsson CDMA 2000 연구원
전 Mitsubishi Electric, Japan 가상현실 연구원
현 Ivy Master Academy (아이비 마스터 아카데미) 원장 및 칼리지 컨설턴트
현 AP Calculus AB/BC, AP Computer Science A/AB, SAT I, SAT II 강사
현 Bethesda University 컴퓨터 사이언스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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